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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의 자신은 그것이 최선이었다. 더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선 기대를 버려야 했다. 죽음과 맞닿은 듯한 고독과 고통 앞에서 살아남으려면 불안을 지워야 했다. 혹한의 동토 위에서 영원히 얼어 깨어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자기 자신으로서의 형체만은 지켜내야 했다. 살기 위해 어린 일리야는 본능적으로 선택했다. 두번 다시 희망을 갖지 못할 것을 대비해 이름없는 별에 최후의 소원들을 실어 날려보낸 것이었다.

하나, 세상에 내 편은 스스로뿐이니 어떤 상황에서든 스스로의 직감을 믿고 후회하지 말라 했다.

둘, 언젠가 멋진 어른이 되거든 미래의 제게 그 손으로 저를 해한 자들을 심판해 달라 했다.

그리고 셋, 언젠가 이 겨울과 죽음뿐인 자신의 세상에 봄을 가져다 줄 이가 찾아오거든,

그 때 눈 속에 묻힌 봄꽃처럼 다시 눈뜰 수 있도록.

부디 '지난날의 꿈을 잊지 말아달라고' 하였다.

  저는 다른 것은 다 할 수 있어도 '꿈을 기억하는 것'만은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어릴 적엔 현재를 모르니 막연하게 그럴 수 있기를 바랐었지. 그러나 지금의 저를 보라. 기대며 일말의 희망이며 전부 버린 덕 겨우 숨을 붙이고 살고 있다. 화를 피했고 끝내 살아남았으나 근본적으로 바뀐 것은 없었고, 감정은 나날이 차게 식어 돌아올 방법을 잃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를 상처입히던 현실을 돌아보고 손을 뻗어보라니. 스스로는 인정하기 싫었지만, 결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자신을 이끌어 줄 이를 찾는 것은 더더욱 싫었다. 세상에 믿을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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